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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 x아, 이걸 왜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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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조회 2,5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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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키우다 보면 반드시 당하는 사고가 있다. "대체, 이걸 왜 먹은거야" 혹은 "대체, 왜 이렇게 먹인거야"라는 말도 빠지지 않는다. 곧 숨이 넘어갈 것처럼 켁켁거리고 때로는 활기 넘치던 녀석이 집 귀퉁이에서 죽은 듯이 가만히 있기도 한다. 바로 삼킴사고다.

삼킴사고는 먹을 수 있는 것을 물론이고 도저히 먹을 것이라 생각지 못한 것까지 기상천외하다. 유아가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고 빠는 것처럼 강아지 시절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성견이 돼서도 삼킴사고는 끊임이 없다.
삼킴사고로 동물병원을 찾은 실제 사례들을 소개한다.
◇사과

'엥? 사과가 목에 걸렸다고?' 할 정도의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개의 먹성을 잠깐 깜빡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준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개는 음식을 주면 허겁지겁 먹는다. 씹는 과정은 생략이다. 이 때 사람이 먹는 크기의 사과를 준다면 식도를 통과하기 어려워 목에 걸릴 수 밖에 없다.

5살 수컷 요크셔테리어 김희성은 병원을 찾았을 때 계속 혀를 낼름거렸다. 다행히 호흡곤란은 보이지 않았지만 방사선 검사 결과 식도 깊숙이 이물질이 발견됐다.

보호자가 사과를 준 것이 화근이었다. 급하게 씹지도 않고 먹는 김희성이 삼키기에는 너무 컸다. 사과는 식도 깊숙이 자리해서 빼내지는 못하고 위로 밀어 넣는 처치를 받았다.

사과는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잘게 잘라 줘야 한다. 사람이 먹는 크기의 사과를 그대로 줘서는 이런 사고가 또 날 수 있다.
때로는 이물질을 삼켰더라도 식욕이 떨어지거나 활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경우라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게 좋다.
 
◇매실
 
 
부엌에서 무언가를 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개가 뭘 집어 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3살 수컷 장모치와와 다롱이도 그런 경우였다. 다롱이는 보호자가 매실청을 담고 있는 도중에 주변에 있던 매실을 먹었다.
보호자는 다롱이가 구토를 하자 매실을 먹었다는 것을 알아 차렸는데 몇개나 먹었는지를 알 수 없었다. 검사 결과 위 안에 매실로 추정되는 물체는 확인됐지만 정확히 몇 개를 먹었는지 알 수 없기는 가늠하기 어려웠다..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매실이 발견됐고 크기도 꽤나 컸다. 결국 위 절개 수술을 통해서야 매실을 제거할 수 있었는데 7개나 됐다.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이도 먹었다.
여름철에 과일 삼킴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대개는 매실처럼 씨가 있는 것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자두씨가 대표적이다. 커보이지 않지만 개의 몸속에 들어가면 소화기 장애와 함께 장이 막힐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자.
 
◇족발
 
 
2살 암컷 요크셔테리어는 족발뼈를 먹다가 병원을 찾은 경우다. 보호자가 보는 앞에서 먹고 도중 켁켁거려서 보호자가 빼주려 했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방사선 검사 결과 다행히 식도를 지나 위까지 내려가 있었다. 사이즈는 꽤 컸다. 이 경우에도 장을 지나면서 장을 막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처음에는 구토를 통해 빼내려 했지만 그게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또 수술을 해야 했다.

식도나 위를 찢어 놓을 수도 있는 닭뼈는 작을 경우 그나마 위에서 녹을 가능성이 있지만 소나 돼지뼈는 통으로 삼킬 경우 소화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개에게 뼈는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닭뼈
 
 
치맥(치킨+맥주)은 어느새 우리들이 좋아하는 대표 간식이 됐다. 먹는 빈도수가 많아질수록 개의 군침도 더 많이 나온다.
암컷 믹스견 별이는 참다못해 결국 식탁 위에 있던 치킨에 입을 갖다대고 말았다. 보호자가 줬을리 만무, 게눈 감추듯 먹다가 입에 딱 걸렸다.
닭뼈가 철봉의 봉처럼 입 가운데에서 가로로 딱 걸려 있었다. 마취를 하고 꺼내보니 길이는 약 4cm, 닭뼈의 양끝은 뾰족해서 구강의 점막에 상처를 낼 정도였다.
다른 닭뼈가 위 속으로 넘어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세로로 위로 내려갔다가는 위장을 찢어 놓기 십상이었다.
그러니 치맥을 먹을 땐 개는 하우스나 펜스 안에 있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다.
 
◇진주 귀걸이
 
 
수컷 말티즈 코코는 2살. 이미 성견이 됐지만 호기심은 강아지 못지 않은 개였나 보다.
코코는 계속 구토를 하고 진주 귀걸이는 보이지 않았다. 검사 결과 위 안에서 진주 귀걸이로 보이는 물체가 확인됐다. 다행히 위 절개 수술까지는 가지 않았고 내시경을 이용해 귀걸이를 꺼낼 수 있었다.
동그란 모양이라 아무런 상처를 냈을 것 같지 않지만 코코의 식와 위 점막에서는 발적이 확인됐다. 성견이 돼서도 먹는 것은 가리지 않는다.
 
◇바늘과 실
 
 
고양이도 아니고 개가 웬 바늘.

10개월령 수컷 믹스견 김탄이는 몸무게가 9킬로그램에 달하는 중형견이다. 방바닥에 떨어진 바늘을 집어 먹고 새벽 1시 응급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바늘은 식도를 넘어 위까지 들어간 상황, 길이는 3∼4cm 가량이었다. 바늘은 위벽을 뚫을 수 있기에 기본 혈액검사를 하고 바로 위의 일부분을 절개하는 응급수술을 받고 바늘을 제거해야 했다.

어린 아이와 마찬가지로 강아지는 맛없는 것도 일단 먹고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주변에 떨어진 것을 가지고 놀다 삼키는 것이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는 말처럼 실을 삼킨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아직 어린 강아지라면 먹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삼킬 수 있는 물건은 치워두는게 예방을 위해 좋다.
◇정체불명
몸무게 11킬로그램 6살 수컷 스코티쉬테리어 모는 구토와 식욕부진으로 병원을 찾았다. 구토처치를 하고 지켜보기로 했는데 상태는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췌장염을 의심하고, 확진까지 한 뒤 치료했지만 여전히 식욕이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나 이물질이 아닌지 확인해 보기 조영촬영을 해보기로 했다.

조영제가 잘 내려가다가 30분이 지나자 한자리에 계속 멈춰 있었다. 아차 이물이 들어 있다 싶었다. 수술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이물이 장에서 발견됐다. 이물이 장에서 오랜 기간 있을 경우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장이 막힐 수도 있었지만 모는 다행히 그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보호자가 보지 않는 사이 도대체 무얼 먹은 것인지. 모처럼 식욕이 떨어지거나 활력이 떨어진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은 "대부분의 이물은 조금만 보호자들이 신경을 쓰고, 주지 말아야 될 것을 주지 않고, 발이 닿지 않는 곳에 두면 충분히 예방할수 있는 것들"이라며 "사소한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쓴다면 많은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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